그림은 영혼을 씻어주는 선물이어야한다.

-르누아르-


르누아르의 여인 이라는 전시를 다녀왔습니다.

그가 사랑한 여인들을 주제로한 국내 최초의 테마 전시였는데요, 어찌나 그림이 따뜻하고 아름다운지, 그가 남길 말처럼 힐링되는 관람의 시간이었습니다.


전시에는 오랑주리미술관, 피카소미술관, 수아송미술관, 취리히미술관, 개인소장품 등 전세계 30여 공공미술관 및 개인 소장 작품들이 전시되었습니다.

르누아르는 인상주의의 대표적인 화가이며, 따뜻한 색채와 빛을 통해 화폭에 생기를 불어넣었습니다. 그림은 사랑스럽고 즐겁고 예쁘고 아름다운것이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는 19세기 후반 미술사의 격변기를 살았던 대가들 가운데 ‘비극적 주제를 그리지 않은 유일한 화가’ 라고 합니다.


르누아르에게 여성은  행복의 원천이었습니다.

화려한 빛과 색채의 조합을 통해 5,000여 점에 달하는 작품을 남겼는데 이 가운데 2000여 점이 여성을 주제로 그린 인물화였을 정도로 

당시 화가들 사이에서는 드물게 여성을 많이 그린 화가였습니다.


르누아르의 초기작에서 후기작에 이르기까지 여성은 그의 작품 전반에 걸쳐 일관되게 등장하는 주제입니다. 어머니, 아내, 전문 모델, 파리의 여인, 젊은 여인, 어린 소녀 할 것 없이 르누아르는 한 평생 여성을 찬미했습니다.

그러나 ‘여자들이 좋다’던 르누아르의 단언은 사랑이라는 말을 앞세워 여자를 밝히고 탐하던 19세기 남성들의 호색한적 의미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르누아르는 작품마다 붓을 터치하는 방식이나 색상의 선택, 모델의 자세 등을 달리하며 머릿속에 떠오르는 여인의 모습을 다양하게 그려냈습니다.


전시의 구성은 르누아르 예술의 핵을 이루고 있는 여성을 네개의 테마로 나누어 운영되었습니다.

  1. 어린아이와 소녀 
  2. 가족안의 여인
  3. 르느와르와 여인
  4. 누드와 목욕하는 여인 


전시는 일상의 행복을 담아내기 위해 동시대를 살았던 어린아이들과 십대 소녀를 마치 천상의 얼굴처럼 아름다운 색채로 표현한 첫 번째 테마 ‘어린아이와 소녀’를 시작으로, 

두 번째 테마 ‘가족 안의 여인’에서는 화가의 부인 알린 샤리고와 유모였던 가브리엘 그리고, 뮤즈였던 데데의 모습까지 가족으로 함께했던 여인상을 한눈에 보여 줍니다.

세 번째 테마 ‘르누아르의 여인’에서는 공식적인 주문에 의한 초상화나, 주변 지인 혹은 신원미상의 여인 등의 모습을 통해 르누아르만의 독특한 붓터치로 묘사된 동시대 여인들의 형형색색으로 표현된 작품이 소개되며, 

네 번째 테마 ‘누드와 목욕하는 여인’에서는 고전주의적 가르침으로부터 관능적이고 풍만한 여성 누드로 완성된 목욕하는 여인 연작을 통해 여체의 신비를 화폭으로 표현한 그의 여인상이 소개됩니다.


작품의 수가 많은 전시는 아니었고, 르누아르의 작품중 가장 유명한 그림들을 접할 수 있는 전시도 아니었지만, 르누아르만이 줄 수 있는 따뜻한 정서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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